지성이 없는 소수 악마 같은 존재들의 변종이다.

2020. 3. 25. 13:55카테고리 없음

코로나19가 모든 생활을 바꿔버리고 하루를 정신없이 보내는 와중에 필자가 일단 뭐라도 써야겠다는 심정으로 이 글을 쓰기 시작했다.

감염경로 추적이 불가능한 N번방이야말로 지역감염이 진행된 대유행 사태이다. 26만 명이 회원이고 회원가입비가 150만원이므로 공동으로 가입한 가입자가 상당히 많을 것으로 추측된다. 거리에도 버스 안에도 지하철 안에도, “사람이 많이 모여 있는 곳에는 반드시 있겠지라는 생각을 아니 할 수 없다. 필자는 26만 명이라는 거대한 집단의 '침묵의 카르텔'이 더욱 무서워진다. 이렇게 어마어마한 수치까지 이르는 동안 대한민국 사이버 경찰들은 도대체 무얼 하고 있었는지 납득이 가질 않는다.

필자는 세상이 변하고 있다고 느끼면 그건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자연 진화해서 생기는 자연 변화 따위가 아닐 까 생각한다. 우리가 하기 싫고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귀찮고 버거운 일들을 누군가는 해냈기 때문이고, 우리가 생각하기도 전에 더 영리한 누군가가 용기내서 입을 열고 무턱대고가 아닌 열심히 소리 질렀기에 생긴 변화인 것이라고 생각한다.

텔레그램 성착취방을 운영한 일명 박사는 본인이 악마라고 주장하지만, 한국의 성문화를 답습한 흔한 한남에 불과할 것이다. 흉악한 범죄자의 신상공개에 대해 지난 날 대한민국 법이 반대했던 것은 사건의 본질이 희석되고 범죄자 주변인에게 낙인이 씌워진다는 이유였는데, 이번 사건의 경우 '가담자들'의 신상정보 공개가 오히려 사건의 본질을 제대로 드러낸다고 생각한다. 가담자 전원에 대한 공개가 더욱 이번 범죄에 대한 구조를 낱낱이 드러내는 방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필자의 견해다. N번방은 대한민국의 slut shaming 문화이고, 왜곡된 성 관념이 딥웹 문화와 합쳐져서 탄생한 끔찍한 변종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범죄는 자신이 닥친 불안한 상황이 진퇴양난이라 생각하면서도 피해사실을 정확하고 적극적으로 알린 피해자들의 용기로 모든 게 밝혀 질 수 있었던 것이다. 남자들은 모두 알고 있겠지만 학교와 군대에서 그동안 성교육을 받았다. 그러나 남자, 여자 분리할 필요 없이 모든 국민이 성교육을 다시 받아야 한다고 필자는 피력한다. 대한민국 사회는 그동안 이런 사건이 가시화 되면 여자를 대부분 마치 돈 빌리고 갚지 못하는 디폴트라 여겼다. 이게 말이 되는 가. 성교육의 방향이 어긋난 결과라고 생각하기에 지금이라도 온 국민을 대상으로 성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번 사건을 모든 매스미디어가 실명이 아닌 닉네임으로 부르는 것을 반대 한다. 이 범죄를 예전처럼 신격화하려는 부류가 또 나오지 않을까 해서 반대하는 것이다. 분노도 지치는 바이러스와 범죄가 난무 하는 현 상황에서 우리 모두 자신을 잘 보살피는 게 중요하겠다. 끔찍한 뉴스들로 타격을 입을 아이들과 여성분들이 걱정된다.

다행히 가입한 회원들도 모두 공범으로 간주 한다고 하니 아마도 추적 끝에 체포되어 추궁을 하면 인터넷 웹서핑을 하다 실수로 가입한 거라고 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유료 범죄 공간'에 실수로 들어갔다고 한다면 필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만해라 지금의 역병만으로도 벅차다.”라고 말이다. 대한민국의 초비상 상황에 이런 범죄를 접하다 보면 자꾸만 무기력해지고, 그러다 눈물이 나고, 문득 분노가 솟구친다. 세상에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개탄하고 분노한다.

대한민국아! 우리는 저런 몹쓸 짓에 가담하고도 그동안 처벌을 받지 않는 나라에서 살고 있었다. 회원 가입비를 지급하고 미성년성 착취에 가담한 26만 명에게 지옥의 엘리베이터를 작동하지 않는 사회는 명백한 강간사회이다. 26만 명이라는 숫자는 분명 모두의 소중한 사람 중 일부가 포함됐겠구나 생각하게 하는 숫자이고, 그래서 더욱 강력한 처벌이 가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정말 나쁜 놈이면, 힘든 사람들만 더 힘들게 하는 너희는 더 나쁜 인간일 것이다





 “대한민국 사회는 그동안 이런 사건이 가시화 되면 여자를 대부분 마치 돈 빌리고 갚지 못하는 ‘디폴트’라 여겼다.” 이 문장에 대하여 질문하신 답변 드립니다.(2가지 댓글/통합 답변)
먼저, 이런 질문을 받을 거라고 상상 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매우 기분이 좋은 질문입니다. 심도 있게 읽으셨다는 뜻이니까요. 질문에 대하여 설명 드리겠습니다.
한마디로 ‘금과옥조’로 표현하겠습니다. 대한민국 남성 사회는 이런 ‘천일공노’ 할 사건이 터지면 여자들이 지켜야 할 금과옥조(금이나 옥처럼 귀중히 여겨 아끼고 받들어야 할 규범)를 어겨 이러한 사건이 발생 했다고들 합니다. 아무런 죄도 없고, 피해자인데도 가해자 또는 사건의 발단을 일으킨 원인 이라면서 여성을 비하하는 표현들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디폴트’ 즉, 아무런 채무도 없는데 마치 빚쟁이들에게 쫓기는 심정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입니다.
파급 효과가 매우 큰 남자들이 곪아터진 여성혐오 문제에 대해 남성으로서 새로운 입장을 제시하면 좋을 텐데 다들 남성과 여성을 떠나서 어쩌고저쩌고 하고 있죠. 그런데 과연 이러한 조주빈 사건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고 있는 남성이 있을까요.
조주빈 사건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보고 많은 여러 방향의 정보를 습득하고 처리해서 본인의 입장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용감무쌍함도 필요하지만 지성이 필요합니다.
조주빈 성 착취 문제는 남성과 여성을 갈라놓을 수 없습니다. 사회가 남성을 또 여성을 길러내는 방식과 관련되어 있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소수 악마 같은 파렴치한 존재들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남성이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이 처음부터 비뚤어졌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입니다. 조주빈 악마에게 꼭 필요한 것은 서사가 아니라 강력한 처벌입니다. 그것도 매우 혹독한 처벌입니다. 이분법적이면서 남자의 성을 지극히 좁게 정의를 내리고 있는 가부장제가 남성에게도 크나큰 해를 준다는 주장의 훌륭한 근거가 바로 눈앞에 펼쳐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조주빈 N번방가입자를 전원 처벌해야 한다고 글쓴이도 강력히 피력합니다. 인간이 아닌 짐승을 만들어 키우고 있는 이 대한민국 사회를 바꾸려면 남성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조주빈 사건을 단 하나 싹도 남기지 않고 뿌리에 덥힌 흙까지 뽑지 못 하고 그냥 지나간 뒤에는 과연 어떻게 될까요. 어린아이 그리고 청소년을, 그리고 여성을 인간이 아니라 폭력적으로 착취해도 되는 물건으로 바라보는 태도가 합리성과 정당성을 인정받고 아무 거리낌 없이 활보하게 될 것입니다. 아하! 이렇게 해도 되는구나, 그래 뭐 괜찮구나, 어디 더 좋은 거 없나, 나는 절대 안 잡힌다, 모두 몰래 한다하며 떳떳이 살겠지요.                                                                
글쓴이는 이렇게 생각하며, A LOVE님의 질문에 대한 결론을 맺을까 합니다. 지난 10년은 정상적인 시민성을 기르는 데 방해가 된 시기였습니다. 학교나 가정이 아닌 디지털 커뮤니티에서 사회화가 이루어졌고, 그것이 오늘날의 참담한 결과라고 글쓴이는 생각합니다. 방문과 관심, 더불어 좋은 질문 감사합니다. 여러분들께서 제 답 글이 ‘우리나라 최고네요, 완전 인정 합니다’ 등 칭찬을 해주신 것은 저는 ‘더 잘하란 말이야’로 받아들이겠습니다.  


가끔은, 저 이가 나보다 글을 잘 쓰는 게 아닌가, 내가 쓴 글이 가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약해진다.